겉치레의 공간이 있는가 하면, 인간을 품는 공간도 있다. 한적한 데 자리한 현대식 주택은 얼핏 보아 낯설다. 거기에 하나, 둘, 세 사람이 들어서면서 이야기의 집으로 화한다. 그들이 거닐었을 말끔한 골목길은 온기를 얻는다. 세 사람은 인디 뮤지션 노아윤, 이찬희, 주태중인데, 그들은 돌아가며 창 앞에 앉아 과거의 기억을 들려준다. 바깥 빛이 그들을 비출 동안, 수더분하게 마음을 건드리는 말이 흘러나온다. 거기에 더해, 세 사람은 각자의 방에서 '그런 사랑', '노래', '그 옛날의 꿈'을 어쿠스틱으로 노래한다. 만나고 헤어지는 나(folk)와 나들이(folks), 그리고 맑은 겨울 풍경이 노래와 어우러진 아름다운 음악영화다. (이용철)
김인선 / Kim Insun
1993년생. 미국 텍사스 주에서 성악과 인문학을 전공했다. 공연 기획자로 활동하는 동시에 ‘인선’이라는 이름으로 싱어송라이터 활동을 이어오며, 뮤직비디오와 인터뷰 등 다양한 콘텐츠를 통해 아티스트들의 이야기를 조명하는 작업을 해왔다. 2023년 첫 단편영화 '메추라기 먹을 것'으로 충주단편영화제 기획상과 충무로단편영화제 특별상(휴먼부문)을 수상했다. '나들이'는 그의 두 번째 연출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