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스타, 아이콘, 샹송의 여제, 독일의 마지막 디바, 거침없는 입담과 논란의 중심, 시대의 거울이자 반항. 스무 살의 나이에 독일 대중의 시선에 든 후 절대 벗어나지 않았던 힐데가르트 크네프의 자전적 영화 '나는 전부를 원해'는 놀라운 재능과 야망, 냉소와 통찰을 지닌 한 여성이 명성과 패배를 어떻게 견디며 살아갔는지를 보여준다.

힐데가르트 크네프의 딸은 어머니와의 과거를 회상하고 공유한다. 어머니가 노래했던 공간에 찾아가 누렸을 감흥을 가늠해 본다. 성우는 크네프의 자서전을 낭독하며 과거 그녀의 생각들을 발화한다. 노래 가사들이 자전적이었다는 대목에 이르러서는, 과거 공연 영상들이 새로이 다가온다. 전부를 원했던 그녀와 이에 부정적으로 작용했던 국가적 정체성, 시대 및 사회적 배경은 과거 인터뷰 영상들, 신문 자료 화면을 통해 드러난다. 영화는 크네프의 기질, 철학, 말, 몸짓, 노래, 삶을 조명함에 있어, 배치할 재료를 엄선하고 연결한다. 스스로가 침입자일 수밖에 없음을 인지하듯, 새겨진 발자국을 되짚어 조심스레 걸어 나온다. (이완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