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rd(2007)
트란실바니아

Transylvania

프랑스 | 2006 | 103min | COLOR | Drama | Musical

프로그램 노트

삶은 아이러니하다. 가까이 있기 마련이라는 파랑새는 언제나 눈에 잘 띄지 않고, 믿음은 늘 어떤 형태로든 배신당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항상 어디론가 떠나고 싶어 하고, 결국 떠난다. 영화 <트란실바니아>는 바로 이렇게 떠돌 수밖에 없도록 운명 지어진 사람들의 이야기. <스윙> <추방된 사람들>에 이은 감독 토니 갓리프의 집시 3부작 중 마지막 편이다. 집시 출신이라는 감독의 방랑자(혹은 방랑문화)에 대한 애정은 더욱 깊어졌으며, 음악과 영상, 이야기를 조율해내는 연출의 깊이는 더욱 농밀해졌다. 욕망 때문에, 자유 때문에, 생존 때문에 떠도는 사람들의 슬프고 행복한 이야기를 그린 영화 <트란실바니아>는 정착과 방랑, 그리고 이를 통해 빚어지는 생의 궁극적 아이러니와 정수를 그린다. 일부러 장식하지 않은 영상은 충분히 아름답고, 집시음악을 그대로 살린 사운드는 이야기와 정확하게 조응하며 120% 제 역할을 해낸다. 적확한 타이밍을 자랑하는 편집은 음악과 영상의 똑 떨어지는 만남을 단단히 뒷받침하고 있으며, 열정과 흥분, 애수와 감흥으로 가득 찬 이야기는 유쾌하고 따뜻하다. 이 같은 매력을 눈앞에 체현해 보여주는 배우들의 연기 또한 일품이다. 두 주연 아시아 아르젠토와 비롤 위넬을 보고 있노라면 없는 연기상이라도 만들어주고 싶을 정도다. 그러나 무엇보다 강렬한 이 영화의 매력은 음악이다. 감독 토니 갓리프가 직접 가다듬은 음악은 숨 가쁠 정도로 강렬하게 관객의 귀를 사로잡는다. 화면이 열리는 순간부터 들리는 집시풍 무곡과 다양한 음악들은 영화 <트란실바니아>가 품은 이야기를 진행하는 또 하나의 요소인 동시에, 영화가 관객에게 선사하는 풍성한 선물이다. 단언컨대, 제대로 된 음악영화를 기대했던 관객이라면, 이 영화 <트란실바니아>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 (이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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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토니 갓리프

1948년 알제리 출생. 60년대 알제리를 떠나 프랑스로 와서 거리의 청소년 시절을 보낸 그는 자신의 이야기인 조국 알제리의 아픔과 집시의 삶을 작품의 꾸준한 주제로 삼고 있다. 파리 교외에 정착하기로 결심한 집시들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인 <왕자들>(1983), 집시 음악에 대한 그의 애정을 보여주는 <안전한 여행>(1993), 루마니아의 집시 마을에 도착하여 잃어버린 가수를 찾아 헤매는 '가쵸'의 이야기를 다룬 <가쵸 딜로>(1997)등이 대표적이다. 플라멩고 가수를 다룬 <벵고>(2000), 기타리스트가 되고자 하는 소년 맥스와 집시 소년이 주인공인 <스윙>(2002) 등 음악적 관심 또한 작품들에 일관적으로 잘 반영되어 있다. <추방된 사람들>로 2004년 칸 영화제 감독상을 수상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