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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오를 딛고 자신을 마주할 계기가 되길

작성자최고관리자

작성일21-08-14

조회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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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오를 딛고 자신을 마주할 계기가 되길 

<혐오의 스타> 정병식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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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병식 감독 

     

 

뮤지컬 배우를 꿈꾸는 미영(황미영)은 어릴 적 트라우마와 타인의 시선으로 인해 배우의 꿈에 쉽게 도전하지 못한다. 대현(이대현)도 미영과 마찬가지로 외모로 인해 어린 시절부터 놀림을 받아왔다. 어느 날, 미영과 대현의 영상이 그들 모르게 유튜브에 업로드 되면서 두 사람은 비웃음의 대상이 된다. <혐오의 스타>는 <우린 액션배우다>와 <악녀>의 각본을 쓰고 <몽키즈>를 연출한 정병식 감독의 신작이다. 정병식 감독은 “외연 상 영화엔 혐오라는 감정이 강하게 드러나지만, 미영이 일련의 사건을 겪으면서 스스로를 마주하게 되는 과정을 드러내고자 했다. 관객들 또한 이 영화를 본 뒤 자신을 마주할 수 있길 바란다”며 인터뷰를 이어갔다. 

 

 

사회적 이슈인 혐오를 영화의 주제로 삼았다. 

<혐오의 스타>는 친하게 지내는 배우들과 함께 영화를 만들고 싶어서 시작했다. 오랫동안 알고 지낸 사람들이라 어떤 역할을 맡기면 좋을지 곧바로 떠올랐다. 배우들이 대부분 젊은 세대다 보니 자연스레 ‘혐오’라는 키워드가 떠올랐고, 유튜버도 곧바로 연상됐다. 

 

굉장히 다양한 유튜버를 참고한 것 같던데. 자료 조사는 어떤 식으로 진행했나. 

원래 유튜브에 전혀 관심이 없었는데 ‘혐오’를 주제를 택한 뒤로 유튜버와 그들의 문화에 관해 공부를 하기 시작했다. 정말 많은 영상을 보면서 유튜버들에게 래퍼들처럼 서로를 디스하는 문화가 있다는 걸 알게 됐다. 그걸 영화 안으로 가져오면 재밌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정 사건을 한 유튜버가 리뷰하고, 그 리뷰 영상을 또 다른 유튜버가 다시 리뷰하는 구조로 영화가 진행된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과정이 흥미로웠다. 

미영과 대현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흘러가지만 유튜버들도 또 다른 주인공이라고 생각하며 연출했다. 처음 시나리오를 쓸 때는 이런 구성은 한두 번 나오고 마는 거였는데, 막판에 편집해놓고 보니 내가 느낀 것만큼 전달이 되지 않았다. 그래서 미영과 대현이 보는 유튜버의 영상에 맞춰 영화를 진행하면 재밌을 것 같았고 그게 지금의 형태가 됐다.

 

영화 <악녀>의 감독이자 동생인 정병길 감독이 <혐오의 스타> 프로듀싱을 맡았다. 

동생은 제대 이후 계속 같이 영화를 만들어 온 작업 메이트다. 서로 의견도 주고 잔소리도 한다. (웃음) 이번에도 동생이 아이디어를 내는 등 여러모로 도움을 줬지만, 영화에 참여한 배우들에게 더 많은 도움을 받았다.

 

배우들이 낸 의견 중 가장 재밌었던 걸 이야기해준다면. 

게스트하우스에서 만난 인물들이 파티를 하던 도중에 윤주(도윤주)가 정체를 드러내지 않나. 도윤주 배우가 어깨에 문신을 그려뒀다가 그 장면에서 보여주면 어떻겠냐고 했다. 처음에는 너무 노골적이라고 생각해서 반대했는데 촬영을 하고 보니 재밌더라. (웃음) 그 때 쓴 교정기도 예전에 자기가 쓰던 걸 직접 가져와 활용한 거다.

 

영화 후반부에 인물들이 모두 모여 뮤지컬 형식으로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른다. 감정적으로 가장 고조되는 신이었다.  

처음 시나리오를 쓸 때는 없는 신이었다. 그러다 미영이 자신의 과거를 들여다보는 장면인 만큼, 좀 더 미영이란 인물과 맞닿아있는 노래를 부르면 좋을 것 같단 생각이 들었다. 곧바로 음악 감독과 함께 곡을 만들었고 작사는 내가 직접 했다. 그 곡에 맞는 안무를 따로 연습해 후반부의 해당 신을 다시 찍었다. 춤은 극중 대현의 건물주로 나오는 이인화 배우의 도움을 받았다. 원래 뮤지컬을 했던 배우라 전체적인 구성 등 여러모로 크게 도움을 줬다. 

 

배우들이 스텝까지 겸하며 영화에 참여했다. 배우들의 애정이 크겠다.  

그렇다. 신에 관한 아이디어를 내는 건 물론이고 카메라 밖에 있을 때는 세팅도 도와줄 정도로 열정적이었다. 여대현 배우는 <혐오의 스타> 최종 편집본도 본 유일한 배우인데 본인이 나와서 그런지 재밌다고 이야기를 해주더라. (웃음) 이번 영화제에서 다 같이 영화를 볼 예정이다. 

 

<가족사진>이라는 웹툰을 연재한 바 있다. 영화와 웹툰이라는 매체의 매력은 어떻게 다르게 다가오나. 

만화는 혼자 하는 작업이지만 영화는 같이 하는 작업이라는 것, 이게 가장 큰 차이다. 이야기는 같지만, 이걸 만들고 소개하는 방식이 다른 점이 매력이자 장점이다. 

 

이다음엔 어떤 이야기를, 어떤 매체를 통해 보여주고 싶나. 

영화를 기획 중이다. 지금 준비하는 작품을 계획대로 찍게 된다면 가족 이야기가 될 것 같다. 현재로선 한 가족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재미있는 이야기라고까지 말씀드릴 수 있겠다.

 

 

글 조현나 사진 최성열 ​​